"창사이래 최대규모 발전소 건설과 신기후체제 대비 신사업 개발 총력"

한국중부발전이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정부 경영평가에서 좋지 않은 결과로 대외적인 이미지가 실추되고 직원들 스스로 자존감이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계량평가에서 선두권에 있고, 직원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회복되면서 활력이 넘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정창길 사장이 있다.

지난 1월 26일 취임한 정창길 사장은 첫 내부출신 사장답게 후배인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통해 회사의 고민을 하나 둘 씩 해결해 나가고 있다.

특히 정 사장은 밤낮없이 사업소 현장을 찾아 직원들의 애로 사항을 듣고, 잘못된 관행을 과감히 없애는데 주력하면서 직원들로부터 신뢰를 얻어가고 있다.

취임 100일을 며칠 앞 둔 지난 21일 충남 보령본사에서 정 사장을 만나 회사의 현안과 앞으로의 경영방침에 관해 들어봤다.

▶취임 100일이 다 돼 갑니다. 그동안 느낀 소회를 밝히신다면.

“중부발전 출신으로 처음 사장에 부임하게 돼 감회가 남다릅니다. 지난 100일간 저는 현장과의 소통을 경영의 최우선에 두고 밤낮없이 사업소를 찾아 직원들을 만났습니다. 전국에 7곳 정도의 사업장이 있는데 최소 3~4번씩은 방문한 것 같아요. 저는 경영이란 게 직원들의 의견을 모아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현장에서 느낀 것은 본사의 지방이전과 계속된 정부 경영평가에서 저평가 등으로 직원들의 사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떨어져 있다는 것이었죠. 특히 밤늦게 현장에서 만난 직원들이 사장인 저를 대하는 눈빛은 처음에는 부정적인 모습이 많았어요. 하지만 좀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고 노력해서인지 직원들도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있고, 저 스스로도 앞으로 회사가 잘 될 것이란 확신을 얻게 됐습니다.”

▶현재 중부발전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인지요.

“당장은 국내 최초의 초초임계압(USC) 100만kW급 국산화 발전소인 신보령1·2호기를 안전하게 건설하는 것입니다. 정부의 100만kW급 USC 화력발전 상용화 기술개발 실증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사업은 국내 기술로 처음 개발되는 대용량 화력 발전소인 만큼 완벽하게 준공해 세계 최고의 발전소 설계기술을 입증해야 하죠. 또 신보령 1·2호기(200만kW)뿐만 아니라 서울복합(80만kW)과 올해 착공하는 신서천(100만kW), 제주복합(20만kW) 등 올해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건설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이를 차질 없이 추진토록 할 겁니다. 또 발전소 건설뿐만 아니라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신산업 정책에도 적극 부응하고, 본사 지방이전에 따른 ‘글로컬 에너지 시티’ 조성도 주요 현안 중 하나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신기후체제 포스트2020에 대비해 회사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신사업을 개발하는 게 가장 큰 현안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신기후체제 출범은 발전사들에게 크나큰 도전입니다.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주신다면.

“신기후체제라는 변화의 물결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8%를 차지하는 화력 발전사들에 큰 위기이자 헤쳐 나가야 할 도전과제임은 분명합니다. 다만 화력발전, 특히 고탄소 배출원인 석탄화력은 낮은 비용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국가 산업경쟁력의 근간이 되고 있어 쉽게 포기할 수 없습니다. 반면 신재생에너지 등 효과가 있는 감축수단은 대규모 투자비가 수반되지만, 투자비에 비해 감축효과가 크지 않죠.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이라는 국가적 과제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확대, 바이오연료 연소, 화력발전의 성능개선을 통한 에너지 효율 향상 등 다양한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또 CCS 등 신기술 개발과 투자에도 적극 나설 것입니다.”

▶에너지신산업 확대를 위해선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지요.

“전력과 IT의 융합을 컨셉으로 하는 에너지신산업은 전력산업의 미래 먹거리인 만큼 정부와 공기업이 주도해서 산업을 이끌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습니다. 발전사들의 경우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또 저희 중부발전은 보령 본사 사옥에 1MW급 ESS를 설치한 데 이어 앞으로 풍력연계 ESS사업, 태양광 연계, 비상용 전원 등에 대한 ESS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전력공기업 공동출자법인(SPC) 형태로 추진중인 ‘KEPCO 에너지 솔루션’, ‘학교 태양광 사업’에도 참여하고, 온배수를 활용해 농업분야(에코팜), 수산업 분야(수산종묘배양장), 기타산업(LNG 기화열매체)으로 그 활용영역을 넓히고 있고, 현재 6.7%인 재활용률을 2030년까지 25%로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지방이전에 따른 사회공헌과 상생협력 성과를 밝히신다면.

“지난 5월 본사가 충남 보령시로 이전함에 따라 중부발전은 국내 최대 화력발전 밀집지역인 보령·서천을 발전산업 중심의 ‘글로컬 에너지시티’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 첫 번째 결실로 최근 협력중소기업인 ‘파워닉스’를 제1호로 보령시 관창공단에 유치하는 성과도 거뒀죠. 또 중소기업과 상생발전을 위해 발전소 경상정비공사의 지역 기업 공동도급 의무화, 공사분리 발주 확대, 지역제한 경쟁입찰 등을 도입해 중소기업의 매출이 연 500억원에서 8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런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3월 산업부 주관 공공기관 동반성장평가에서 최고등급인 우수 등급을 받았죠. 이밖에 중부발전은 친환경발전소로서 지역사회와의 공생에 앞장서기 위해 어려운 이웃에게 삶의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사랑의 러브하우스’라는 사회공헌활동과 지역어민의 소득증대를 위해 수산종묘 배양장을 건립해 종묘를 방류할 예정입니다.”

▶해외발전사업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은.

“중부발전은 일찌감치 국내시장의 한계를 인식하고 해외로의 진출을 추진해왔습니다. 그 결과 발전산업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해외 발전사업 프로젝트로 꼽히는 인도네시아 찌레본 석탄화력발전소(660MW) 건설·운영사업을 필두로 탄중자티 석탄화력발전소(132만kW) O&M사업 등 다양한 해외발전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지난해만 330억원의 수출효과를 거뒀습니다. 수력발전사업에 있어서도 인도네시아 왐푸 수력발전소가 준공을 앞두고 있고, 인도네시아 스망까 수력발전소도 착공에 들어갔죠. 신재생에너지 역시 미국의 선파워와 추진한 네바다주 태양광사업의 전력판매계약(PPA)을 성사시켰는데, 해외신재생사업은 탄소배출권(CER)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그리고 해외발전사업의 기능조정 문제는 충분히 한전과 조화롭게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전이 발전사의 경영을 책임질 수는 없기 때문에 발전사도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선 정해진 가이드라인 안에서 해외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에너지 기능조정과 관련해 연료 등 발전사의 일부 기능을 통합하자는 의견이 있는데요.

“저는 한전 시절 연료 분야를 담당했었는데, 연료의 경우 공동구매의 장점도 분명 있지만 경쟁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경쟁이 없다면 나태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LNG직도입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중부발전은 발전공기업 중 유일하게 2015년부터 LNG를 직접 들여오고 있는데, LNG장기계약단가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중부발전이 오히려 가스공사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연료구매담당자들이 스팟구매를 통해 도입단가를 낮춤으로써 결과적으로는 3% 정도 저렴하게 도입할 수 있었죠. 111억원 정도의 연료비를 절감함으로써 발전소의 급전순위가 높아져 발전소 이용률도 7.6% 늘어남에 따라 1200억원 넘는 매출 증가 효과를 거뒀습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나치게 소모적인 경쟁은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지만, 경쟁 자체의 효과를 부정해서는 안 되죠.”

<정창길 사장은...>

▲1951년생 ▲진주고 졸업 ▲고려대 행정학과 졸업 ▲1978년 한전 입사 ▲1993년 벤쿠버사무소장 ▲2003년 중부발전 기획처장 ▲2004년 사업처장 ▲2005년 서울화력발전소장 ▲2006년 기획처장 ▲2009년 관리본부장 ▲2016년 1월 중부발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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