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용 기자
위대용 기자

제3회 제주전기차엑스포가 마침내 개막했다. 육지에서는 비행기를 타고 가야하고, 제주도에서도 남단에서 열리는 탓에 전시회의 흥행여부가 항상 도마 위에 올랐지만 이젠 명실상부한 전기차 전문 전시회로 자리 잡았다.

올해 전기차 엑스포는 지난해보다 여러모로 달라졌다. 규모, 프로그램, 교통여건 등에서 관람객 친화적으로 변모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무려 10일 동안 전시회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일주일로 단축시켰고, 규모는 2배 이상 키웠다. 전시회를 찾는 관람객도 증가해 지난해 수준(7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전기차 엑스포의 위상이 높아진 건 국내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다. 첫 전시회가 열렸던 2014년에 보급된 전기차는 924대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8000대에 달한다. 전기차 급속충전인프라도 전국에 337기가 설치돼 있고, 민간충전사업자도 출범했다. 전기차 보험, 전기차 정비, 렌트카, 전기버스 등 새로운 사업도 등장했다. 더 이상 전기차의 가능성을 논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시장이 형성되는 중이다.

그런 점에서 순수 전기차 엑스포를 국내에서 열고 있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다. 다만 전기차 엑스포의 가능성을 더 키우는 방안을 앞으로 고민해야 한다. 국내에서 개최하는 전시회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몇 가지 예로 들어보자. 해외 업체와 바이어의 참여가 저조해 국내 업체들만의 파티가 돼버리거나 일반인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전문적인 내용에 치우치는 게 대표적이다. 또 다양한 세미나를 개최하지만 새로운 이야기가 없어 자리가 텅텅 비기도 한다. 전기차 엑스포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전기차 엑스포가 앞으로 세계적인 전시회로 성공하려면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해외 업체와 바이어 섭외를 강화하고, 새로운 주제의 세미나를 발굴해 관심을 높이는 게 앞으로의 숙제다. 제주도에 놀러 온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콘텐츠도 다양화해야 한다. 그게 바로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 엑스포에 거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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